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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혁명] ③현실로 다가오는 양자컴퓨터...원리와 작동구조는?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8-04-25 15:34 조회수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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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기술로 꼽히는 양자 기술들은 이미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 속에 파고들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들어있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같은 반도체, 하드디스크 같은 저장장치에는 이미 양자 기반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양자 그 자체를 다루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상용화되면 ICT 업계는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다. 
 

◆ 양자 컴퓨터의 기본, 최소 단위 '큐비트' 

현재까지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컴퓨터는 모두 전기적인 스위치인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의 유무에 따라 전기가 흐르거나 차단하며, 이를 통해 있음(1)과 없음(0)이라는 두 가지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즉 1과 0으로 구성된 하나의 비트(bit)를 구성할 수 있으며, 이를 줄줄이 나열함으로써 2진법으로 구성된 정보를 만들고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2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논리회로'를 만들고, 논리회로를 조합하면 더하기와 빼기, 곱하기, 나누기 같은 사칙 연산이 가능해진다. 즉 오늘날 컴퓨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CPU나 GPU 같은 '프로세서'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수없이 많은 트랜지스터가 집적되고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제조 기술의 발달로 회로의 선 폭이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로 접어들면서 생겼다. 회로가 원자 사이즈에 가까워지면서 전기의 흐름을 만드는 전자가 회로에서 빠져나가거나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를 그대로 통과해 버리는 '양자 터널링'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회로 선폭을 축소하고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여 성능을 높이던 기존 컴퓨터의 발전을 가로막는 물리적인 한계로 떠올랐다. 최근 수년 동안 컴퓨터의 성능 발전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양자컴퓨터는 상태를 나타내는 단위로 트랜지스터 대신 '양자(量子)'를 사용한다. 양자 또는 양자화된 물질(원자)은 극성이나 회전 방향 등에 따라 상태를 구분할 수 있지만, 이를 관찰해 상태를 확인하기까지는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다. 

즉 양자는 '0'이나 '1'이라는 확정된 상태뿐 아니라, 0 또는 1일 수 있는 '중첩(Superposition)'이라는 또 다른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양자의 상태로 나타낼 수 있는 단위를 '양자(Quantum)의 상태 값'이라는 의미로 큐비트(qbit)라고 부른다. 

◆ 일반 비트와 큐비트의 차이점 

일반적인 비트와 큐비트의 가장 큰 차이는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상태 값의 수다. 일반 비트는 입력한 값에 따라 결과가 항상 고정된다. 1개의 비트는 2개의 상태를 가질 수 있지만, 결과는 항상 1개의 상태로 고정된다. 2개의 비트로는 4개, 4개의 비트는 16개라는 식으로 n개의 비트는 2의 n승 개의 상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1개의 상태 값으로 고정된다.

큐비트는 '양자 중첩'으로 인해 하나의 큐비트가 1과 0의 두 가지 상태를 모두 가질 수 있다. 1개의 큐비트는 2개, 2개의 큐비트는 4개라는 식으로 2의 n승 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양자로 구성된 큐비트는 '양자얽힘(Entanglement)'이라는 독특한 특성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양자의 상태가 바뀌면,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양자의 상태 역시 동시에 바뀐다. 이러한 '얽힘'으로 인한 상태 변화는 두 양자 간 거리와 상관없이 발생하며, 다수의 양자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그 때문에 하나의 큐비트만 관찰하면 다른 큐비트는 관찰하지 않아도 상태 값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비트와 큐비트의 특성 차이는 컴퓨터의 계산 과정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가령 4개의 비트로 구성된 컴퓨터는 최대 16개의 입력 값으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16번의 계산이 필요하다. 게다가 한 번에 하나의 계산만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결과값을 내려면 같은 계산 과정을 16번 반복해야 한다. 

반면, 4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는 16개의 입력값으로 한 번의 계산에 16개의 결과값을 모두 볼 수 있다. 계산이 끝나 하나의 결과값이 '확정'되면 양자 중첩과 얽힘의 특성으로 인해 나머지 결과값도 동시에 '확정'되기 때문이다. 

즉, 이상적인 조건에서 n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는 같은 n개의 비트로 구성된 기존 컴퓨터보다 계산에 걸리는 시간을 이론상 2의 n승 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고작 수십 큐비트의 양자컴퓨터와 병렬 구성으로 수백 비트 단위의 계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이유다. 

◆ 차세대 기술 발전을 가속할 양자 컴퓨터 

특히 다수의 입력값에 대해 다수의 결과를 동시에 출력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는 복잡한 벡터/행렬 계산을 반복해 성능이나 정확도를 높이는 ▲인공지능 학습 ▲시뮬레이션 ▲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에 안성맞춤이다.

제대로 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러한 차세대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최소 수년에서 최대 수십 년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영화나 창작물에서나 봄 직한 미래 IT 기술과 사회가 현실화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물론, 양자는 그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특징을 유지한 채로 존재할 수 없다. 빛과 소리, 열 등 다양한 물리적 변수에 노출된 자연 상태의 양자는 존재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중첩'의 특성을 잃고 하나의 상태로 고정되어버리기 때문에 '큐비트'로 기능할 수 없다. 

중첩 특성을 유지한 채로 양자를 고정해 큐비트로 사용하려면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극저온 초전도 상태 ▲목표 원자 외에 다른 원자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진공 상태 ▲빛과 열, 소리, 진동 등 모든 물리적인 외적 요소로부터 격리된 완전무결한 환경이 필요하다. 또한, 조건이 갖춰져도 현재 기술로는 한 번에 소수의 양자를 포착해 매우 짧은 순간 상태를 관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IBM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나사(NASA) 등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ICT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연구실 단계의 양자 컴퓨터를 구현해 이미 테스트 중에 있다. 당장 성능은 대단치 못한 수준이지만, 일단 실제로 가동하는 양자컴퓨터가 만들어진 만큼 모두가 기대하던 양자컴퓨터의 등장도 시간문제다. 

 

원문보기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1/20180411850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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